[독서] 마왕 신해철
신해철 유고집
그러나 나는 나보다 나이가 열 살 이상 어린 맴버에게도 명령조의 말투를 사용하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커피 심부름 따위를 시키지 않는다. 내 또래의 맴버들에게는 말할 나위도 없다. 넥스트에 있어서 ‘명령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. ‘권유와 설득’만이 존재할 뿐이다.
다음은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들의 목록이다. 보고 또 보고 해도 얻는 것이 계속 생기는 책들로서, 십대 때, 또 요즘에도 매번 다른 기분이 들게 하는 그런 종류들이다. 책이란 게, 찾아 읽는 기쁨도 있지만 서로 권하고 같은 내용이라도 서로 다르게 받는 느낌을 교환하는 게 또다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.
팬들에게 말한다. 있을 때 잘하라고. 나는 여러분의 곁에 영원히 있지 못할 것이기에.
한국 남자들은 삼국시대에서 고려조까지도 비교적 자유스러웠던 여성들을 골방에 처박고는 이 짓도 하지 마, 저 짓도 하지마, 그딴 생각 하지 마, 하고 다년간(오백 년) 꼴값을 떤바, 파트너와 동반자적 관계로서의 여성들을 잃어버렸다. 여성은 비지니스, 정치,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남성과 대등한 혹은 변별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의 중요 자산이다.
어쨌거나 결론은 동성애자를 동성애자가 아니라 그저 똑같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는다면 많은 편견으로부터 벋어날 수 있을 것이며, 동성애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마음놓고 이야기하며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는 이성애자에게도 훨씬 더 살기 좋은 세상일 거라는 사실이다.
Wording
- 벌써 3년 이구나.
-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, 실천할 수 있었던 음악인
- 토론회에서 그의 달변을 보고 들으면서 너무 잘나게만 생각했던 지난 시간이 후회될 뿐이다.
- 그는 달변가가 아니라 실천하는 행동인으로 불려야 마땅하다.
- 오늘도 그의 노래를 듣는다.
민물장어의 꿈
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.
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객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.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.
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.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, 미련 없이.
익숙해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.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.
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.
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, 미련 없이.
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.